2025년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불법 이민 단속과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ICE(이민세관단속국)가 대규모 단속을 실시한 후, 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경찰과 충돌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위군 2,000명을 LA에 배치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LA 시장은 연방 정부의 강경 대응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차량이 불타고,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하며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등 긴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 사태는 단순한 정책이나 범죄 단속 차원을 넘어, 미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깊이 얽혀 있다. 불교의 ‘연기법(緣起法)’, 특히 ‘인(因)·연(緣)·과(果)’의 관점에서 이 사건을 조망해 보자.
☸️ 인(因) – 고통의 씨앗: 경제 불균형과 역사적 배경
미국 내 불법 이민 문제는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인(因)’이란 결과의 직접적인 원인을 뜻한다. 미국의 이민 문제의 ‘인(因)’은 중남미 일부 국가들의 빈곤과 폭력, 미국 경제의 이민자 노동력 의존성, 그리고 과거 미국의 외교 정책이 중남미 지역에 미친 영향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이민 문제는 단순한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정치적·사회적 요인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히스패닉계 노동자들이 몰려 있는 LA 의류 도매시장이나 건설 현장은 미국 내 저소득 노동의 중심이다. 이들은 종종 사회보장도 없이 불법 신분으로 일하지만, 미국 경제는 이들의 노동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의존이 이민자들을 ‘불법’이라 부르며 단속하는 이율배반을 만들어낸다. 바로 이 지점이 연기의 출발점이다.
☸️ 연(緣) – 조건의 연결망: 정치적 이용과 사회 갈등
‘연(緣)’은 원인에 영향을 주는 외부 조건이다. 이번 사태에서 ‘연’에 해당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의도와 공권력의 선택적 사용, 그리고 언론과 사회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반이민 정책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 한다. 뉴섬 주지사와의 충돌도 단순한 행정 판단이 아니라, 진영 대립의 상징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통령은 ‘연방법 제10편 12406조’를 근거로 주지사 승인 없이 주방위군을 투입했고, 이는 1965년 이후 6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단순한 ‘치안’ 문제가 아닌 정치적 ‘의도된 혼란 조장’이라는 비판을 낳고 있다.
여기에 언론의 선정적 보도, SNS를 통한 분노 확산, 경제 불안과 민족 간 긴장이 뒤섞이며 ‘폭동’으로 번질 수 있는 연쇄적 연(緣)이 형성되고 있다. 시위가 격화되고, 곳곳에서 체포와 충돌이 일어나는 상황은, 단지 ‘불법’이라는 법적 개념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복합적 인과망의 결과다.
☸️ 과(果) – 현실의 결과: 사회적 분열과 신뢰 붕괴
연기의 결과, 즉 ‘과(果)’는 지금 미국사회가 마주하는 현실이다. 미국 내 인종 갈등, 계층 간 분열, 정부 불신, 폭력의 일상화, 그리고 공동체 해체의 징후들이다. 구금센터의 물 부족, 고무탄과 최루탄으로 시위대를 진압하는 장면, 시민들이 불길에 쓰레기를 던지며 분노를 표현하는 장면들은 그 과보(果報)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불교에서는 ‘과’는 다시 다음 ‘인’이 되기도 한다. 지금의 강경 대응과 사회 분열은 또 다른 미래 갈등의 씨앗이 된다. 이것이 바로 연기법의 무서운 순환 구조다.
☸️ 무엇을 해야 하는가: 평화의 조건도 ‘연’이다
불교는 이 모든 고통의 원인을 '무명(無明)'이라 본다. 무명은 자신과 타인을 분리된 존재로 착각하고, 복잡한 연기적 구조를 단순한 이분법(선악, 합법-불법)으로 해석하려는 무지다.
트럼프 대통령의 ‘질서’를 앞세운 강경 대응, 시위대의 ‘정의’를 내세운 격렬한 저항 모두, 무명의 연장선상에 있다. 누구도 연기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불법체류자도, 대통령도, 주지사도, 시위대도 모두 인연에 의해 존재하고, 서로의 조건이 되어주고 있다.
진정한 변화는 '조건'을 바꾸는 데서 온다. 혐오를 조장하는 법이 아니라, 안전망을 제공하는 제도에서. 진영 논리가 아니라, 공감과 이해에서. 군대가 아니라, 대화와 포용에서 평화의 인(因)이 만들어진다.
마무리: 연기의 눈으로 현재를 읽어야 한다
이번 미국 불법이민 단속과 시위는 단순한 정책의 실패나 폭력의 문제를 넘어선, 복합적 ‘연기(緣起)’의 결과다. 인(因)을 이해하고, 연(緣)을 재구성하며, 과(果)를 성찰하는 것이야말로 불교적 지혜다.
모든 존재는 홀로 있지 않다. 고통도 연기한다. 그 고통의 조건을 바꾸는 것은, 지금 우리의 인식과 선택에 달려 있다. 법과 무기가 아닌, 지혜와 자비가 진짜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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